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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er

고창, 숨겨진 보물 여행

지난 월요일 daum에서 "올모스트 홈 스테이"라는 사이트를 보게 되었다. 의류브랜드 코오롱 에피그램에서 단기로 한옥을 위탁받아 빌려주는 것인데, 너무 멋있어 보여, 덜컥 에피그램에서 현재 운영중인 하동과, 지난 3월 중순까지 운영한 고창을 덜컥 예약해 버렸다.

 

날씨가 좋았으면, 벚꽃이 예뻤으면 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아침 9시가 좀 넘어 고창을 향해 출발하니 3시간 반만에 전북의 끝짜락의 고창에 도착했다. 점심을 뭐 먹을까 고민하다가 간 식당은 구시포 해수욕장 옆에 위치한 서해바다 횟집. 우린 여기서 백합 칼국수를 먹었는데, 그 맛이 보통 먹는 바지락 칼국수 보다 더 깔끔했다. 특히 함께 나온 깍두기의 감칠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깍두기만 한 세번 리필해 먹은 듯. 역시 맛의 고장 전라도 답구나

 

다음에 우리 가족이 찾아간 곳은 학원농장 청보리밭과 유채밭. 일단 스케일부터가 남다른 곳이다. 

파란 하늘에 초록색으로 넘실대는 청보리. 정주영 회장이 건설 사장인 시절 외국(미국?)에서 한국전쟁 추모식을 하러 부산의 UN 묘지에 온다고 했는데, 잔디가 다 죽어 있어, 대체로 보리를 가져다 심었다는 일화가 있는데, 이게 사실이구나.

이곳은 보리를 심고, 그 다음 트랙터로 군데군데 산책길을 만들어 놓은 곳이다. 길도, 꼬브랑꼬브랑 예술적으로 만들어 놨는데, 트랙터 운전하신 분, 대단하다. 아. 이색적이고 강렬한 색감 때문인지, 이 곳에서 도깨비를 비롯한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도 쓰였다고 한다. 옆에 유채밭까지 함께 있으니, 정말 대박. 거기에 입장료도 없다. 이 글을 빌려 학원농장장님께 큰 감사를 들인다.

 

 

 

 

청보리밭을 보고 우리는 숙소로 정한 고창읍성 한옥 마을로 왔다. 그리고 주변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구경하러 나갔는데, 읍내 곧곧에 벚꽃이 만개했구나. 지금까지 봐 온 일반적인 벚나무와 다른점은 여기 벚나무는 수퍼 자이언트 벚나무라는 점이다. 나무 하나가 한 20미터는 되 보였고, 공원의 벚나무는 수십 그루만으로도 언덕배기의 전체 공원을 덥고 있었다.

저녁으로 탱탱한 고창 장어를 먹고 우리는 한옥마을 바로 옆에 있는 고창 읍성 성곽길을 걸었는데, 여기도 벚꽃이 만개하였다. 가족들은 인생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고. 나는 조명이 비치는 성곽과 읍내를 바라보며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

COVID-19로 관광객이 줄기는 했겠지만, 여긴 정말 우리나라의 숨은 진주인 듯 하다. 고창수박, 복분자 뿐만 아니라 이곳의 자연과 도시를 왜 지금까지 모르고 살아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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